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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BIEN/해외동향] 알래스카 모델에서 얻는 여섯 가지 교훈들_칼 와이더키스트
글쓴이 구라
알래스카 모델에서 얻는 여섯 가지 교훈들
 
2013, 7, 1. 칼 와이더키스트
 
 
  기본소득은 모든 시민들에게 어떠한 자산 심사나 근로 요구 없이 정기적이고 무조건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물론 그것은 종종 유토피아적인 아이디어라며 묵살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 혹은 그와 매우 유사한 어떤 것이 오늘날 알래스카에 존재한다. 거기선 영구기금배당금(PFD)이라 불리며 때때로 ‘알래스카 배당금’이라고도 한다.
  PFD는 1982년 이래로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시민권, 주거권 그리고 몇 가지 서식을 작성하는 것 외에 어떠한 조건도 없이 연간 배당금을 지불해오고 있다. 1999년 이후로 알래스카 배당금의 진척상황을 지켜보면서, 나는 진보적인 경제정책의 지지자들이 내가 ‘알래스카 모델’이라 부르는 것으로부터 배워야만 하는 여섯 가지 교훈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전에 우선 몇 가지 기본적인 배경을 살펴보기로 하자.
  1956년에 알래스카는 버려진 토지와 천연자원의 공동 소유를 인정하는 주 헌법을 비준했다. 1967년엔 북미에서 가장 큰 석유자원이 알래스카의 노스슬로프에 위치한 국유지에서 발견되었다. 1976년에 주민투표로 다양한 자산구성을 통해 알래스카 영구기금(APF)이 만들어졌는데, 주 정부는 매해 석유 수입의 작은 부분을 투자해서 오일머니의 일시적인 흐름을 영구적인 부의 축적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 당시만 해도 주는 APF를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1982년에 가셔야 주 정부는 최종적으로 기금 수익의 일부를 해마다 배당금의 형식으로 분배하기로 결정했고, 이로써 알래스카 모델이 탄생하게 되었다. APF는 석유수입의 연간 예치금으로 성장세를 지속했고 그 추세는 다만 금융시장에 따라 변동할 뿐이다.
  PFD는 APF 투자의 수익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다. 등락을 완화하기 위한 약간의 노력으로, 배당금은 시장의 추세에 맞춰 변화했다. 2008년에 배당금(plus a onetime supplement of $1,200)은 최고 3,269달러에 달했는데, 5인 가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무려 16,345달러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2008년 재정위기 이후 배당금은 하락하기 시작했고, 2012년의 경우에는 연 878달러 수준이었다. 그래도 5인 가구로 계산하면 4,390달러인 셈이다. 이제 세계경제가 안정세를 타게 되자, 최근 APF는 새로운 상승세를 타면서 최고 46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조만간 고배당금 역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APF와 PFD가 완벽하게 고안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것들은 오늘날 세계에 현존하는 민주적인 부의 중요하고 혁신적인 사례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APF는 사적 경제에서 투자된 공동체 소유의 부이다. 그리고 PFD는 그러한 부의 수익 중 일부를 민주적으로 분배되는 수입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알래스카 모델은 우리가 따라 배울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향상시킬 수도 있는 그런 것이다. 5인 가구를 기준으로 연 4,000달러에서 16,000달러에 이르는 무조건적인 현금 배당은 소수 부유층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의미심장한 것이며, 특히 사회의 주변부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알래스카가 미국에서 가장 낮은 빈곤율을 보이는 주들 중 하나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알래스카를 50개 주에서도 가장 경제적으로 평등한 곳 중 하나가 되도록 해준 것도 그 제도였다. 또한 1990년대와 2000년대 와중에 그것은 알래스카로 하여금 평등지수가 하락하기는커녕 올라간 미국 내 유일한 주가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알래스카는 올바른 것을 하고 있는 중이며, 배당금은 그것의 일부이다. 여기에 알래스카 모델이 제공하는 여섯 개의 교훈이 존재한다.
 
1. 자원배당은 잘 작동하며 인기도 높다
 
  조건부 사회정책들이 대다수 선진국들에서 공격받던 시점에, 알래스카 배당정책은 상당한 인기를 누리면서 지속되었다. 그것은 종종 “알래스카 정치의 세 번째 레일”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그 제도를 매만진 한 정치인을 암시하려는 의도에서였다. 1999년 APF 기금을 전용하자고 제안된 주민발의에서 알래스카 유권자의 80% 이상이 반대표를 던졌다. 한 번 생각해 보라. 유사한 방식으로 어떤 것에 투표하도록 80%의 사람들을 조직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빈곤에 맞서고 평등을 촉진하는 정책을 위해 표를 던지는 알래스카 주민의 80%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2. 자원배당을 받기 위해서 굳이 자원부자가 될 필요는 없다
 
  알래스카 석유와 관련된 것은 단지 하나의 일탈로서 오직 알래스카의 거대한 횡재 때문에 가능한 것일 뿐이라며 일축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왜 거의 모든 정치적 공동체들도 알래스카가 성취한 것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첫째, 알래스카는 특별히 부유한 곳이 아니다. 석유는 알래스카를 미국의 보다 가난한 주들 중 하나에서 더 부유한 곳 중 하나로 탈바꿈시켰다. 그러나 알래스카는 약 42,000달러에 달하는 일인당 GDP―전체 평균보다 2,500달러 더 높다―로 단지 열 번째로 부유한 주에 속한다. 알래스카는 대다수 다른 주에 비해 더 많은 재정적 수단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둘째, 전체 배당금은 알래스카 자원이 갖고 있는 부의 아주 작은 부분에서만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APF는 유일한 자원인 석유에 대한 세금에 의해 거의 배타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알래스카의 석유세는 국제 표준에 비해 매우 낮은 형편이다. 그리고 주는 그 수입의 작은 부분만을 APF에 충당하고 있다. 만약 알래스카가 잠재적인 자원 수입의 절반 정도를 사용한다면, PFD는 지금의 수준보다 다섯에서 열배 정도에 무난히 이를 것이다.
  셋째, 모든 나라와 주 그리고 지역이 자원들―매우 귀중한 자원들―을 갖고 있지만, 그것들은 우리가 가스와 석유에 대해 여기는 방식으로 고려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부가 자원들을 기업에 넘김으로써 그들이 그것들을 되팔아 이윤을 얻고 세금은 매우 적게 내는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최근 게리 플로멘호프트의 추정치에 따르면, 자원이 빈곤한 주인 버몬트의 경우 자원세를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PFD보다도 두 배에서 다섯 배에 달하는 더 많은 배당금을 조달할 수도 있을 거라고 말한다. 세계에서 자원이 가장 부족한 나라들을 꼽자면 아마도 수백만의 사람들이 작은 섬에 밀집해 있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정도일 텐데 그들은 거의 모든 소비재들을 수입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 나라들은 상당히 값나가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당연히도 나는 싱가포르의 섬에 매긴 세금이 알래스카의 배당금보다 훨씬 더 큰 것을 지원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개 “자원부자”가 되는 것과 “자원빈자‘가 되는 것의 차이는 세금을 동반하는 자원을 갖는 것과 공짜로 퍼 쓰는 자원을 갖는 것의 차이와 같다.
 
3. 기회를 포착하라
 
  알래스카 주민들은 그들이 풍요로운 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배당제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그것을 갖고 있는 이유는 일부 영리한 주민들이 기회를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공동 자원들이 도처에서 사유화되고 있는 실정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사유화된 자원에 과세를 할 수도 있지만, 가장 손쉬운 출발지점은 사유화를 막 하려는 그 순간에 개입하는 것이다. 굴착된 모든 새로운 유정은 자원의 공동체적 통제를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새롭게 굴착된 탄광, 새롭게 발견된 보호구역, 대기를 쓰레기처리장으로 사용하려는 새로운 굴뚝 산업 등도 마찬가지이다.
  기회가 명확치 않은 것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디지털TV 방송을 위해 민간 기업들에게 방송 스펙트럼broadcast spectrum의 상당 지분을 무료로 제공했다. 만약 정부가 최고 입찰자에게 대여하는 방식으로 경매에 붙였더라면, 방송이 존재하는 한 해마다 수십억 달러의 재정수입을 획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조치는 어마어마한 기회의 손실이다. 오늘날 지구온난화에 대해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널리 퍼진 인식 또한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두 가지 전략인 ‘세금부과 및 환급제tax and dividend’와 ‘총량규제 및 환급제cap and dividend’는 환경에 주는 피해에 대해 오염유발자가 배상을 하고 그것을 가지고 모든 이들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구하고자 한다면, 기회란 도처에 널려 있는 것이다.
 
4. 주인처럼, 독점가처럼, 자니 카슨처럼 생각하라
 
  알래스카 모델에도 위험이 존재한다. 만약 자원을 사유화할 때마다 모든 이들이 돈을 받는다면, 그들은 더 많은 자원이 사유화되기를 바라고 환경에 더 많은 피해가 가는 것을 용인하고자 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공동체가 자원의 사용에 대한 요금을 청구하는 즉시 그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다. 일단 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자신들의 환경에 대한 소유자로 생각하기 시작하게 되면, 새로운 기회들이 열리게 된다. 공동체가 소유자고, 정부는 중개자이며 기업은 고용된 조력자이다. 소유자는 임대 기간을 설정한다. 그들은 환경보호에 강력한 애착을 가진 채 자신들의 소유에 대한 사적 착취를 허용할 수 있다. 보상에 대한 권리는 단지 소유권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와 더불어 운영과 규제 및 접근 제한에 대한 권리를 지니기 때문이다. 자원에 따른 봉급을 받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환경의 공동 소유자로 인식하게끔 해주고 임차인들이 환경을 아끼는 집사가 되도록 요구하는 권한을 부여하게끔 해준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공동체 자원의 소유자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그들은 하나의 집단으로서 자신들이 그 자원에 대한 독점권을 갖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독점가는 자신이 처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헐값에 판매하지 않는다. 그들은 더 높은 가격을 얻기 위해 덜 팔면서 공급을 제한한다. 일단 우리가 자원으로부터의 이윤을 최대화하는 것에 눈을 뜨게 되면, 거대 기업들조차 더 이상 가격협상을 꾀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어떤 독점가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대신 우리는 자니 카슨처럼 생각해야 한다. 그는 누구인가? 1970년대에 카슨은 미국 방송에서 가장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였다. 그는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자신의 방청객들을 동원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점차적으로 그는 더 많은 휴가 기간을 요구했고 사실상 이는 연중 4개월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런 뒤 그는 자신의 일주일치 업무량을 하루 더 줄여나가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카슨은 주 4일, 연 8개월 근무하면서도 가장 높은 급료를 받는 연예인이 될 수 있었다. 자니 카슨은 자신의 시간이 판매할 때뿐만 아니라 판매하지 않을 때도 가치가 나가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환경을 자니 카슨이 자신의 시간에 대해 생각했던 방식으로 사고하는 공유재의 독점적 소유자들처럼, 우리는 더 많은 공원들과 더 많은 자연보호구역들, 더 적은 오염물질과 더 좋은 자원관리를 확보하면서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5. 지지층을 확보하라
 
  공유된 소유권이라는 감정은 자원배당이 일단 정착 된 이후엔 매우 인기 있는 경향이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것은 공격에 직면했을 때 그 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줄 커다란 지지층을 형성한다. 알래스카 주민들과 이야기해보면, 그들이 다른 주들의 자산들보다 알래스카의 석유를, 그리고 석유보다는 APF에 더 강한 주인의식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지지층을 확보하는 또 다른 방식은 특정 계층을 겨냥한 정책들보다는 보편적인 정책을 통해서이다. 정치인들의 경우 전자와 같은 프로그램의 수급권자를 선정하기가 쉬운데, 왜냐하면 그 대상들이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주변화 된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의 다수에게 변화를 가져오기에 충분할 정도로 큰 규모의 배당방식은 공격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세 번째 방식은 정책을 만들더라도 두드러질 정도로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 보잘 것도 없으면서 교묘하게 포장된 프로그램은 통과는 쉽지만 덜 우호적인 행정부가 실권을 잡게 되면 또한 쉽게 폐기될 수 있다. 만약 한 정치인이 알래스카 배당금을 삭감한다고 제안한다면, 모든 알래스카 주민들은 그들의 남은 삶을 위해 제공될 1000~2000달러의 연간 지급액이 사라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정치인이 세금감면이나 혹은 그 외의 또 다른 지출 프로그램을 약속하는 것과 무관하게, 그것들은 알래스카의 보편적 지지층들을 새로운 대체물이 제공될 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매우 중대한 무언가를 희생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알래스카 주민들이 PFD에 신경 쓰는 이유는 그것이 그들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6. 반대파를 만들지 마라
 
  어떤 정책은 다른 것에 비해 더 큰 지지를 받는 반면, 또 어떤 것은 더 큰 반대를 불러오기도 한다. 최저임금이나 임대료 규제 같은 정책은 상당한 부담을 하나의 특정하고 쉽게 식별 가능한 집단에 지우기 마련인데, 이들이 그 정책이 존재하는 한 맞서 싸울 것은 자명해 보인다. 설사 보편적으로 소득세에 의해 재원을 마련한다 할지라도, 대부분의 납세자들이 그것을 자신들에겐 불필요한 것으로 간주한다면 선별적인 재분배정책은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
  APF와 PFD는 사실상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어느 누구도 그것들의 창출과 지속적인 존재에 의해 부담감을 느낄 이유를 가지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그 주가 소유하게 된 막대한 예산일 뿐이다. 그 누구도 그것에 의해 침해를 받았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물론 APF는 석유산업에 매긴 세금에 의해 생겨났고 지속적으로 증대되었으며, 그들은 가능한 한 자신들의 세금 부담을 낮추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공공에 불만을 표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유정 사용료에 반대하는 것은 마치 그들이 철강이나 트럭 혹은 선박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것과 같다. 사업을 함에 있어 불가피한 비용임에 틀림없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인 것이다. 알래스카나 노르웨이 등의 지역에서 해당 주들은 유전을 소유하고 있으며, 거기에 구멍을 뚫고 싶어 하는 이들이라면 마땅한 비용을 지불하는 게 당연하다. 그리고 이것 역시 세상의 이치가 된 지 오래다. 탄탄한 좋은 정책은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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