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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신자유주의와 실질적 자유지상주의의 경제철학 - 하이에크의 시장중심주의와 판 빠레이스의 기본소득 논의를 중심으로 - |
글쓴이 |
김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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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와_실질적_자유지상주의의_경제철학.pdf (814.8K) [193] |
신자유주의와 실질적 자유지상주의의 경제철학
- 하이에크의 시장중심주의와 판 빠레이스의 기본소득 논의를 중심으로 -
곽 노 완* [논문개요]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지주인 하이에크는 시장의 불완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이 경쟁이라는 발견절차를 갖는 자생적 질서라고 본다. 이러한 시장은 당장은 불완전하지만 점차 완전한 방향으로 동학적으로 진화한다고 한다. 그리고 시장은 현존하는 질서 중에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기제라고 한다. 그리하여 심지어 중앙은행도 폐지하고 사적인 은행이 화폐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점에서 하이에크는 새롭게 동학적인 시장중심주의를 주창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롭고 자생적인 질서로서 시장이 교란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유를 침해하는 요소를 막아줄 최소한의 질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보편적인 강제력을 갖는 법과 국가는 시장교란 요인을 막아줄 최소한의 질서이다. 이에 대한 비판이자 대안으로서 판 빠레이스는 실질적 자유지상주의라는 대안적 경제철학을 제시한다. 그는 형식적 자유에 국한된 하이에크의 자유 개념을 넘어서서, 자유를 누릴 기회와 수단을 포함하는 실질적 자유 개념을 제시한다. 그리고 실질적 자유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웨이츠만이 제창한 지분배당경제와 미드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이 결합된 최적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우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분배당경제는 임금을 지분배당으로 대체하는 경제체계이다. 이는 노동자들의 자발성과 노동유인을 극대화하여 실업 등 사회적 자원낭비를 제거함으로써, 신자유주의보다 경제적으로 우월한 성과를 유도하며 따라서 지속가능한 최대한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기획이다. 그런데 그는 기본소득의 재원을 압도적으로 선망 받는 고소득 직업에 대한 고율과세를 통해 조달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는 노동소득을 기존 자본주의보다 감퇴시킬 수도 있으므로, 그가 제창한 최적자본주의의 노동유인과 경제성과를 제약하게 될 것이다. 오히려 불로소득과 투기소득을 완전히 환수하여 일부는 노동소득 인상 재원으로 활용하며 나머지 대부분은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최적의 사회주의 내지 코뮌주의’가 ‘최적자본주의’보다 우월한 노동유인과 경제성과를 가져오며 따라서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주제어: 신자유주의, 실질적 자유지상주의, 기본소득, 하이에크, 판 빠레이스. 1. 들어가기: 신자유주의 글로벌시장의 위기 ‘정기적인 상품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을 뜻하는 시장(市場, Markt, market)은 원래 물리적 장소성을 갖는 개념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 중 시장아고라는 시장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동양에서 가게를 뜻하는 시전(市典)의 거리로서 시장도 역시 물리적 장소와 결부된 개념이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이래 경제학이나 경제철학에서 시장은 더 이상 이런 물리적 장소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다. 비록 일상적인 의미에서 ‘정기적인 상품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으로서 시장은 여전히 물리적 장소의 흔적을 갖고 있으나, 경제학적으로 “시장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 및 수량을 확정하기 위해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관계 맺는 메커니즘이다.” 이런 점에서 경제학적으로 시장은 물리적인 장소에 제한되지 않고 거래 관계를 맺게 해주는 모든 메커니즘을 통칭한다. 특히 시장과 사적 소유의 진화와 확장을 자유의 확대로 간주하는 신자 유주의 교리가 현실적인 경제정책으로 채택된 1973년 이래 외환․금융 ․증권 시장의 지구화는 물리적인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시장의 진화와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왜냐하면 외환․금융․증권은 물리적인 특정 공간이 아니라 통신과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스페이스 내지 디지털스페이스에서 거래될 수 있으며 또 실제로 그렇게 거래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미국에서 모기지(Mortgage)채권의 증권화, 곧 모기지 채권에 기반한 증권의 발행 및 이의 금융시장으로의 편입은 신자유주의적 시장 확대의 정점을 이루었다. 더구나 당시 미국부시정부의 저이자율정책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및 주택수요는 급속히 팽창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주택가격의 급속한 상승 및 거품이 조장되었다. 매년 두 자리수 이상으로 상승하는 주택가격과 저이자율로 인해 미국의 부자뿐만 아니라 저소득층도 매년 주택담보대출을 늘려서 부족한 노동소득을 보전하여 소비를 확대할 수 있었다. 이는 거시경제적으로 노동소득의 정체와 하락으로 인한 내수부족을 보전하면서 경기침체와 공황을 지연시키는 메커니즘이기도 했다. 하지만 원유가격상승 및 인플레압력에 대응하여 미국 부시정부가 2006년 이후 이자율을 상승시키자, 주택시장거품은 일거에 몰락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모기지채권의 증권에 투자하고 투기한 국제 투자은행 및 금융자본의 동반몰락을 초래하면서 글로벌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도 가공할 충격을 주었다. 이제 신자유주의자들조차 ‘신자유주의는 끝났다’고 말할 수밖에 없게 되 었다. 신자유주의의 지휘자였던 미국의 공화당이 민주당에 패퇴하여 오바마정부가 들어선 데는 이러한 신자유주의 글로벌시장의 파국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의 오바마정부는 신자유주의인 부시정부와 달리 케인스주의적인 전통을 부활시켜 사회복지확충, 은행 및 거대자본의 국유화 및 녹색뉴딜을 주창하고 있다. 이렇듯 신자유주의 글로벌시장화와 신자유주의 사상은 미국에서조차 위기에 봉착하면서 대안적 정책을 촉발할 뿐만 아니라 대안경제모델에 대한 경제철학적 탐색과 논쟁을 광범하게 촉발하고 있다. 이 글은 이처럼 현재 위기에 직면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사상적 뿌 리를 이루는 신자유주의 경제사상의 한계를 살펴보고, 나아가 신자유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 및 대안을 담고 있는 판 빠레이스(Van Parijs)의 실질적 자유지상주의와 비판적으로 대결함으로써 새로운 대안경제의 비전과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한다. 2. 자유주의에서 신자유주의 경제철학으로의 전환 1) 신자유주의의 여러 조류 끊임없이 논란이 되긴 하지만, ‘신자유주의(Neoliberalismus, neoliberalism)’ 라는 새로운 자유주의 경제사상은 대체로 다섯 가지 흐름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첫째는 하이에크에 의해 집대성되는 오스트리아학파의 경제사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둘째는 질서자유주의(Ordoliberalismus)자로 불리는 오이켄(Eucken) 등의 프라이부르크학파 경제사상이다. 셋째는 밀턴 프리드만(Friedman)에 의해 대표되는 시카고학파의 통화주의(Monetarism) 경제사상이다. 넷째는 루카스(Lucas) 등의 합리적 기대론(Rational Expectation Theory)이다. 마지막으로 다섯째는 부캐넌(Buchanan) 등의 공공선택이론(Public Choice Theory)라 할 수 있다(이상헌, 1996: 13-34). 이들 다섯 가지 새로운 자유주의 경제사상은 세계대공황을 ‘시장의 실패’ 로 보는 케인스주의의 비판을 어느 정도 수용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완전성을 주장하는 로크 등의 고전적 자유주의나 아담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와 다르다. 이 다섯 가지 흐름 중에서 철학 및 법학․자유주의 정치이론 등과 경제 사상을 가장 체계적으로 결부시킨 흐름은 하이에크의 ‘새로운 경제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하이에크를 중심으로 ‘신자유주의’ 경제사상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해보고자 한다. 2)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 하이에크가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자였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하이에크 초기의 경기변동론이 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그의 화폐적 경기변동론은 호황의 종말에 노동력 및 화폐 등 유동자본이 부족해지면서 이자율이 상승하여 새로 만들어진 공장에서 이윤을 뽑아내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은 맑스로부터 맑스의 영향을 받은 투간-바라노프스키, 카셀, 슈피토프, 로버트슨으로 이어진 전통에 맞닿아 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Hayek, 1941: 425-426). 이러한 테제는 자본주의의 시장을 정태적이고 완전한 균형상태가 아니라 동태적인 진화과정으로 보는 그의 후기 경제사상으로 이어진다. (1) 신고전파와 사회주의의 시장개념에 대한 비판 후기 하이에크의 경제사상은 신고전파 특히 왈라스(Walras)의 일반균 형론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왈라스의 일반균형론은 기술과 시장상황에 대한 모든 정보가 알려져 있으며, 각각의 경제주체는 이처럼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이기적․합리적 인간이라는 점을 가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전제로 완전경쟁이 이루어지는 이상적 시장은 사회 전체적으로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는 최적의 경제상태(일반균형)에 도달하게 된다고 본다. 이 일반균형은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는 만큼, 변동의 가능성을 갖지 않는 정태적인 최적상태라 할 수 있다. 하이에크가 보기에, 당시 시장에 대해 사전적으로 완전한 계산이 가능하 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는 랑에(Lange) 등의 시장사회주의도 왈라스의 일반균형론과 동일한 시장관에 입각해 있다. 왈라스의 일반균형론에서는 시장기능을 대표하는 경매인이 일정한 가격에서 수요량과 공급량에 대한 정보를 완전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경매인은 가격을 조정하여 수요량과 공급량의 일치하는 균형상태를 유도할 수 있다. 그런데 랑에는 이러한 경매인의 역할을 계획당국이 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계획을 통해 조정된 시장사회주의는 최적의 경제적 균형을 보장하는 경제체제가 된다는 것이다. 하이에크에 따르면, 이 점에서 계획을 기축으로 하는 사회주의는 극단적 시장중심주의인 신고전파의 자유주의와 완전한 정보와 지식이 가능하다는 가정을 공유하고 있다. (2) 경쟁이라는 발견절차에 의한 자생적 질서: 새로운 동학적 시장중심주의 하이에크는 멩어(Menger)에서 미제스(Mises)를 거쳐 자신에게 이르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전통을 집대성한 이론가이다. 왈라스와 더불어 신고전파의 대표자로 꼽히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창시자 멩어는 완전한 정보에 입각한 시장이 가능하지 않다고 봄으로써, 왈라스의 일반균형 테제를 부정한다. 오스트리아학파인 하이에크는 이러한 멩어의 완전한 정보의 불가능성 테제를 수용한다. 오스트리아학파에 따르면 인간은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사물을 해석하는 데서도 철저히 주관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관적 인식과 불완전 정보로 인해 시장은 균형가격을 낳지 못한다. 이렇듯 오스트리아학파는 개인들의 주관적 인식과 정보의 불완전성을 강조하는 특정한 방법론적 개인주의(methodological individualism)에 입각하여 자신들의 논지를 전개한다. 미제스는 멩어의 이러한 방법론적 개인주의를 전승하여 1940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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