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8-13 15:50
[언론기사및보도자료] [울산노동뉴스] “노동과 소득 고리 끊는 대담한 설계도 필요한 때”
 글쓴이 :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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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사람|조회 62|추천 0|2009.11.26. 10:36http://cafe.daum.net/basicincome/4tDd/37 
“노동과 소득 고리 끊는 대담한 설계도 필요한 때”
‘기본소득, 대안사회를 향한 전략’ 기획강좌 열려

 

지난 24일 오후 6시30분 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교육장에서 ‘기본소득 강좌 준비모임’이 주최한 첫 번째 기획강좌가 열렸다.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을 요구해야

 

‘기본소득, 대안사회를 향한 전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좌는 기본소득네트워크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의 강의로 진행됐다.

 

이수봉씨는 “기본소득은 어떠한 심사나 노동요구도 없이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무조건 지급되는 소득을 말한다”며 개념을 소개하고,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으로 있던 올해 2월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과 현실가능성에 대해 교수들과 프로젝트를 실시해 검토한 결과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내용을 소책자로 발간하기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IMF 당시 진보진영의 전략적 오류를 지적하며,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의 당시 주요 의제 자체에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완전고용이 불가능하고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재 자본주의의 경제위기에서도 거의 비슷한 의제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오히려 자본과 정부가 더 강하게 일자리 나누기나 정규직 양보론 등을 말하고 있는 실정이 그 한계와 오류를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봉씨는 “공황기에는 케인즈주의가 유행하기 마련이고 4대강 사업도 그 일환”이라며 “진보진영이 내놓은 정책들이 신자유주의 세력들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을 때 당연히 집권세력에게 그 헤게모니를 빼앗길 수밖에 없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한 “각종 지표로만 보면 IMF보다 지금이 더 열악한데 왜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가”라고 반문한 뒤 “대중이 지배계급과 소위 진보개혁진영으로부터 이중으로 대상화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전체 대중들의 상황을 개선하고, 세계자본주의의 위기 앞에서 근본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진보적 요구는 무엇인가. 이수봉씨는 “전체 국민에게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을 지급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아울러 “이것은 과잉유동성자금이 800조에 달하는 한국 사회에서 현재 경제위기의 성격규정을 근원적으로 분명히 하고, 위기탈출 방안을 구체적 요구로 정식화 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과 소득의 고리를 끊는 인식론적 전환이 필요

 

 

무엇보다 핵심적으로 이수봉씨는 노동과 소득의 고리를 끊는 인식론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기본소득이 담고 있는 철학적 의미에 대한 설명이었다. 나아가 오로지 임금노동만을 인정하고, 사회적 부의 창출에 분명히 기여하지만 측정할 수 없는 그림자노동은 인정하지 않는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이기도 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노동에 의해 창출되는 사회적 부와 사회 구성원 전체가 창출한 가치가 일부 자본가계급에게만 축적되어 생긴 과잉유동성자금을 정상적으로 순환시켜야 한다”며, 예를 들어 “<병원, 영화, 교사, 기업>이 생산 활동 이유인 <환자, 관객, 학생, 소비자>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일일이 모두 따질 수 없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수봉씨는 헤겔 좌파와 맑스, 노동가치설 등을 언급하며 노동중심 이데올로기에 종속되어 있는, 즉 임금노동과 고용의 프레임에 갇혀있는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을 비판했다. 문제는 노동중심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와 정확히 맥을 같이 한다는 것. 이수봉씨는 “아직 정확한 개념은 아니지만 노동과 탈노동의 패러다임을 넘는 노동공유 패러다임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고용보험과 실업부조, 기초생활보장에 대해 “확대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본주의 시장논리에 기반한 보완적 제도이자 진통제에 불과한 미봉책일 뿐이며 게다가 이명박 정부에서는 실현되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근본적 해결의 전망도 없고 주체형성도 불가능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이런 측면에서 기본소득이 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이라는 대담한 설계도를 함께 그려나가자”

 

기본소득의 지급 대상이 왜 실업자나 빈곤층이 아닌 국민 전체인가라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이수봉씨는 “권리로서의 기본소득은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른 청중은 철학과 이론적 차원에서 심도 깊은 고민이 먼저 수행되지 않고, 전가의 보도처럼 단순한 정책으로 제출되는 것은 기본소득에 대한 동의지반을 넓히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수봉씨는 기존 관점의 전복과 담론 투쟁이 필요하다며 “노동공유 패러다임 확립과 획기적인 노동시간 단축, 기본소득 도입과 대대적인 세제개혁이 이루어진 사회는 분명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입만으로 자본주의를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지만 기본소득은 대안사회로 나가기 위한 트로이의 목마”라고 비유하고 “기본소득네트워크에 가입해서 기본소득이라는 대담한 설계도에 대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앞으로 전지구적 기본소득 운동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기본소득 기획강좌는 이번 강의를 시작으로 총 3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2강은 12월15일(화) 오후 6시30분 같은 곳에서 ‘기본소득의 효과와 재원마련’을 주제로 기본소득네트워크 대표인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 교수가 강의한다. 또한 3강은 내년 1월12일(화)에 ‘기본소득 논의의 흐름과 쟁점들’을 주제로 기본소득네트워크 운영위원인 사회당 최광은 대표가 진행하게 된다.

 

 

이형진(기본소득 강좌 준비모임) / 사진 이말숙 현장기자 / 2009-11-26 오전 10: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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